고독한 미식가2, 일층에서 만난 사람들



기상. 8시. 늦었다. 첫 날 밀린 비행기와 감기기운때문에 미뤄뒀던 고궁박물원을 오늘은 꼭 가기로 했다. 서둘러 나온다는게 9시가 조금 넘었다. 스린역에 내려 잠시 고민하다 아침밥을 먹고 가기로 했다. 연어초밥이 8피스 들어있는 도시락이 80원, 우리돈으로 3천원정도. 콜라까지 해서 4천원에 아주 황송한 아침을 먹었다. 스린역에서 버스를 타고 15분정도, 고궁박물원에 도착했다. 카드를 내릴때, 탈 때 찍는 버스가 따로 있다는게 참 신기했다.
















  국제학생증(ISIC)이 있어, 티켓을 150원(기본 250원)으로 할인받았다. 괜히 기분이 좋다. 중국의 역사적인 문화재, 특히 가구나 옥, 조각등이 많았다. 오디오가이드를 쓰면 더 좋았겠지만, 그럭저럭 영어로 읽어가며 보는것도 크게 문제되지 않았다. 층별로 천천히 구경을 마치고, 3층에 올라가니 크게 줄을 선 라인이 두 군데가 있다. 옥배추, 작은 종을 보기 위한 줄이다. 사람들 사이에 낑겨서 간신히 구경을 했다. 마치 진짜 배추를 그대로 렌더링해놓은 것 같은 옥배추가 참 인상깊었다.



















  박물원을 즐기고 나오니 열두시가 넘었다. 한시쯤 동먼역에 도착하니 이미 딘타이펑 앞엔 꽤 많은 사람들이 번호를 기다리고있다. 나도 번호를 받아 30분정도 기다리고 있었는데, 합석이 가능하면 들어가실 수 있다는 말에 냉큼 안으로 들어갔다. 샤오롱바오, 샤오마이, 새우볶음밥을 시켰다. 일부러 본점에 왔기때문에 더 큰 감동을 끼리라 기대 했는데, 한국에서 먹은 것과 많이 다르지않았다.. 부른 배를 쓰다듬으며 동먼 주변을 구경했다.

















  국부기념관 입구엔 나보다 조금 어린 학생들이 음악을 틀어놓고 단체로 춤 연습을 한다. 내부로 들어서니 근위병교대를 보기 위해 사람들이 원을 그리며 서있다. 관람실을 어느정도 둘러보고 돌아와 근위병 교대를 봤다. 유독 발재간과 구두소리가 큰 것, 동작은 유연하고 너무 딱딱하지 않게 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것저것 둘러보다 두 번의 교대식을 보고 걸어나왔다.  저녁을 먹기 위해 키키레스토랑으로 간다.

















  대만의 유명 연예인이 운영해 더 유명해진 이 레스토랑은 한국인의 입맛에도 잘 맞는 메뉴를 내어 한국인에게도 잘 알려져있다. 부추꽃볶음, 계란두부튀김, 새우요리가 유명한데, 나는 부추꽃볶음과 두부튀김, 그리고 아사히 맥주 한잔을 시켰다. 양 옆 테이블의 한국인들이 여러 메뉴를 시켜 먹는것이 부럽기는 했지만, 나 혼자 맥주 한잔과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것으로 위안을 삼았다. 계란두부튀김의 아주 부드러운 식감이 참 신기했고, 부추꽃 볶음은 한국에서 다시 먹고싶은 맛이었다. 다만 너무 매워서 조금 힘들었다. 시원한 맥주 한 잔으로 속을 다시 정리했다. 대만은 어딜 가도 점원들이 기본 한국어를 잘 한다. 물론 영어로 하는게 훨씬 편하다.

















  일곱시가 조금 넘은 시각. 이 도시의 가장 높은 곳, 랜드마크, 타이페이101에 오른다. 미리 예매를 해두어 여덟시쯤 올라갈 수 있었다. 그때 만났던 일행이 아쉬웠다고 했던 풍경은, 맑은 날씨 덕분인지 참 아름다웠다. 오사카 이후부터 다니는 도시마다 꼭 전망대를 오르게 되는데, 비싼만큼 전망대는 늘 그값을 하는 것 같다. 도시의 빛은 높은데서 볼 때 역시 예쁘다. 숙소로 가는 마지막 길, 용산사에 들렸다. 나는 괜히 기도를 했다.

















  돌아와 몸을 씻고 일층으로 내려오니, 여자분 넷이서 나를 빤히 본다. 한국인인지 아닌지 긴가민가 하셨나보다. 바로 대답을 드렸고, 테이블 하나를 두고 둘러 앉았다. 갓 스물이 된 혼자온 남자 하나, 이제 헌내기가 된 스물 하나 여자 넷, 그리고 나. 시덥잖은 얘기로 마지막 밤을 맥주와 함께 보낸다. 참 풋풋한 시간. 잠들기 위해 오르는 계단이 유독 가파르다. 사람을 만나는 것만큼 보내는 것에도 가슴이 충만해질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 향으로 커피를 마셔도 끝에 쓴맛을 느끼는 것처럼, 혀 끝의 떫은 맛을 알아야 와인을 즐기게 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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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투어 대모험 - 취두부의 역습


여섯시쯤 일어났다. 다들 씻고 있는 것 같아 마지막 인사를 해주려 잠시 앉았는데, 정신차려보니 다들 이미 가고 없다. 어제 밤 사진이라도 찍어 보내줘서 다행이다. 룸메이트가 남겨둔 우유로 아침을 대신했다. 대만음식은 유독 방귀를 많이 유발한다. 버스투어엔 온통 한국인뿐이니 별로 부담스럽진 않지만, 혼자서 온 사람은 나 뿐이라 조금 외롭다. 조금 쌀쌀하긴 하지만 날씨도 괜찮고, 하루종일 전세버스로 이동을 할테니 크게 부담스럽지도 않을 것 같다. 버스투어에서 주는 버블티를 한 잔 받아들고 예류지질공원에 내렸다. 가이드가 친절하고 유머가 있어 좋다. 이 공원은 신기한 돌을 구경하고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 바닷바람에 깎인 여왕머리와 신기한 돌들을 구경하고 바닷바람을 쐰다. 여왕머리 앞엔 사진 한 장을 위해 사람들이 줄줄이 늘어져있는데, 굳이 그렇게까지 찍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버스투어라 그런지 공원에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이 썩 많지는 않았다. 부지런히 봐야 하는구나. 포켓몬을 하나 잡고 다시 버스에 올랐다. 한시간 정도 걸려 스펀에 도착, 버스가 달리는 동안에도 가이드는 일을 멈추지 않는다.두시가 조금 넘은 시각, 비가 올랑말랑 하는 날씨의 스펀에 내렸다. 가이드를 따라 허겁지겁 연등을 피워 올린다. 인터넷에서 볼땐 다들 로맨틱하고 분위기있게 소원을 띄워 보냈는데, 막상 여기 오니 그럴 수가 없다는 걸 알았다. 춘절기간에 사람은 바글바글하고, 연등 피울 자리 찾기 바쁘다. 간신히 바라는 것들을 연등에 적어 급하게 피워 올린다. 저 멀리 떠오르는 내 소원이 보인다. 어느날 그 소원이 이뤄졌을 때, 오늘 피웠던 연등을 생각할 수 있다면 좋겠다. 연등행사를 끝내고 닭날개볶음밥을 먹었다. 닭날개 안에 볶음밥을 넣다니, 맛도 좋다. 매콤하게 양념된 닭날개 안에 적당히 고소하고 쫀득한 볶음밥이 제법 날 든든하게 해준다. 한국에서 팔리면 잘 팔릴 것 같은데? 그렇지만 이만큼 큰 닭날개는 한국에 잘 없다.
















조금 시간이 지체됐지만 일정대로 잘 흘러가고있다. 연등은 공짜로 날렸고, 닭날개볶음밥은 할인받았다. 이동구간마다 가이드는 재밌는 정보들을 말해준다. 이 투어는 쏠쏠한 맛이 있다. 세시가 조금 넘어 어느 주차장에 내려 시내버스로 갈아탔다. 20분정도 걸려 진과스에 도착. 버스가 주차장에 다다를떄 쯤 다른 일반 차 뒤를 긁어 조금 당황했다. 이곳은 크게 대단한 것이 없다. 일제강점기에 있었던 광부마을. 황금박물관과 그 박물관 안에 220kg짜리 금을 만질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나는 굳이 미신을 믿지 않기로했다. 금을 만지며 행복한 사람들을 뒤로 하고 언덕을 내려와 광부도시락을 먹었다. 썩 맛있지는 않았다. 여기에도 펑리수집이 있었는데, 정말 맛있었다. 시식으로 한 3봉지는 먹은 것 같다. 두박스씩 샀다. 가이드가 무슨 금상을 받은 펑리수라고 했는데, 금상 받을만 하다. 누가크래커도 그럭저럭 맛있었다. 결제를 하니 차까지 배달을 해준다.
















  해가 질 때 쯤 되어서 시내버스를 타고 지우펀에 도착. 갑자기 비가 많이 내리기 시작한다. 세븐일레븐 옆 골목으로 들어가 처음 만나는 것은 수많은 연등과 취두부냄새. 가이드가 추천해준 입구쪽 새우완자를 먹었다. 길었던 웨이팅에 비해 조금 실망했다. 대만 특유의 야채 향이 강했고, 새우는 채 익질 않아서 아직 하얗다. 버렸다. 수신방에서 펑리수를 먹어봤는데, 아까 진과스에서 먹었던 것이 더 맛있었다. 나올 때 한박스 사기로 하고 다시 직진. 좁은 길에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센과치히로에 나왔던 그골목이 보이는데, 비는 쏟아지고 사람은 콩나물처럼 빽빽하다. 이 골목은 유명세를 아주 거하게 치르고 있다. 비를 맞으며 열심히 사진을 찍고 길을 누볐다. 그와중에 카메라 액정엔 물이 들어갔고, 렌즈 조리개에도 물이 들어가 뻑뻑해졌다. 상처가 아프다. 내려오는 길을 잘못 들어 비를 쫄딱 맞고는 뺑 돌아서 입구로 돌아왔다. 간신히 수신방에서 펑리수를 하나 사 버스에 탔다. 투어의 마지막이 참 고되다. 버스엔 습기가 차지 말라고 에어컨을 틀어두었고, 그떄문에 오는 길이 매우 추웠다.  메인역에서 내려 콜라를 한 병 사고 숙소로 들어왔다. 중국인 둘이 새 룸메이트로 들어왔지만 조용해서 크게 문제될 건 없어보인다.
















  점점 여정의 끝이 보인다. 새로운 친구들을 더 많이 만날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내가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니라 그런걸까? 아니면 너무 소극적이라 그런걸까? 여행은 늘 즐겁고 또 아쉽다. 내일은 더 알차게 놀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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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의 북쪽


  여덟시 쯤 일어났다. 우연히 룸메이트가 되신 분들은 아직 주무신다. 연락처를 남겨놓고 조용히 밖으로 나왔다. 일정상 마지막 날이 빠듯할 것 같아 쇼핑을 미리 하러 시먼딩의 까르푸로 갔다. 까르푸 시먼점은 24시간이라서 좋지만, 시먼역에서 도보 15분정도의 거리로 멀다. 딱히 내 취향의 물건도 별로 없다. 밀크티, 방향제, 크래커 몇개를 샀다. 같은 까르푸 4층의 “스얼궈”에서 이른 점심을 먹는다. 10시30분에 연다더니 11시나 되어서야 자리를 안내받았다.  1인, 2인, 4인 다양한 훠궈를 내는 곳인데, 푸짐한 야채와 소고기를 직접 끓여먹을 수 있다. 두반장에 여러 간장과 고추 등을 섞어 만든 소스를 찍어 먹었다. 맛있게 먹고 숙소로 돌아와 단수이에 갈 준비를 했다.

















  빨간 라인을 타고 40분여 걸려 도착한 단수이. 사람이 정말, 정말 많다. 금요일 저녁 강남이나 홍대를 보는 느낌이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가게, 음식, 사람구경하기 바빴다. 언덕쪽으로 걸어올라 소백궁, 담강고, 진리대학, 홍마오청을 구경했다. 담강고는 춘절기간이라 쉬었고, 진리대학은 여느 서울의 대학들과 비슷한 분위기였다. 홍마오청은 이국적 분위기가 나서 좋았는데, 포인트마다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줄줄이 늘어져있었다. 돌아올 때 쯤엔 다리가 너무 아파 쉬면서 돌아다녔다. 원래는 워런마터우에서 일몰을 볼 생각이었지만, 배를 타는 줄이 너무 길어 마음을 접었다. 오는 길에 먹었던 대왕오징어튀김은 너무 느끼하고 오징어냄새가 많이 났다. “여기서 설 쇠고 가시는거에요?” 하는 오징어 파는 아주머니가 한국말을 너무 잘해 놀랬다. 한국에서 살다 오셨다고 했다.
















  다시 숙소로 돌아와 정비를 하고 샹산으로 간다. 누가 침을 뱉는 것 처럼 가랑비가 오더니 이내 그치고 바람만 세차게 분다. 샹산 역 앞에서 룸메이트들을 만나 산을 오른다. 한 달 전 성산일출봉을 올랐던 기억이 났다. 경사도 길이도 비슷했다. 그래도 날씨가 좋아 그럭저럭 오를만했다. 야경 포인트에서 보이는 타이페이의 밤은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우뚝 선 101타워와 도시를 빛내는 조명들. 이 한장의 그림을 보기 위해 높은 곳 까지 다들 땀을 뻘뻘 흘리며 올라온다. 아주 잠깐의 아름다운 순간을 위해 우리는 얼마나 길고 큰 고통을 감내할 수 있을까? 쓸데없는 생각을 했다. 땀을 식히고 천천히 걸어내려간다. 
















  스린야시장엔 사람도, 먹을것도 천지다. 군중의 밀집이 병적으로 싫은 나에게 조금 어려운 도전이었지만, 그럭저럭 신기한것이 많아 잘 적응하고 다녔다. 군데군데 취두부를 튀기는 집이 있어 조금 고생을 했다. 큐브스테이크, 차 바퀴모양 빵, 왕자치즈감자, 당고, 오징어, 가리비, 맥주, 닭튀김, 우유튀김을 먹었다. 이때쯤부터 허리랑 다리가 조금 아팠지만, 맥주 한잔에 그냥 다 넘길 수 있었다. 재밌게 놀고 간식을 조금 챙겨 숙소로 돌아왔다. 마지막 밤이 아쉬운 룸메이트들과 목을 축이며 새벽을 넘긴 하루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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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고독한 미식가 - 남쪽에서 만난 우연












  비행기 시간은 09시 40분. 아침이 제법 여유로울거라 생각했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터미널까지 30분, 버스가 1시간, 공항엔 두시간 먼저 도착해야하니 6시가 되자마자 집을 나선다. 아직 동이 트지 않을 무렵. 공항에 도착하니 사람이 정말 많다. 유럽에 갔을 때도, 오사카에 갔을 때도 이러지 않았는데. 설 연휴가 남아서, 골프를 치려고, 전지훈련, 친구와, 연인과, 가족과 다들 여행을 떠나는구나. 그리고 그 속에 나는 혼자 있다. 면세점에서 받은 장군이 옷이 너무 귀여워 기분이 좋다. 공항에 사정이 있는지 비행기 시간이 조금 밀렸다. 숙제검사하듯 여행하지 말자. 스물 하나 첫 여행을 마치고 했던 다짐을 지키자. 헤매고, 길을 잃자. 다시 다짐했다. 조금 더 지연된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배터리 때문에 손목시계를 두고온 것이 영 불편하다. 열한시가 조금 넘어 자느라 넘긴 기내식을 받아먹고는 입국카드를 썼다. 시큼한 주먹밥과 빵, 귤로 허기를 지운다. 비행기 밖으로 보이는 타이페이의 날씨가 잔뜩 흐리다. 비행기는 점점 더 구름속으로 빨려들어간다.


















  메인역으로 가는 1819의 버스줄이 매우 길다. 약간 쌀쌀하고 습하지만, 적당히 다니기 좋은 날씨가 기분을 좋게 만들어준다. 짐이 많은게 조금 불편하다. 버스 창밖으로 보는 바깥 풍경이 친숙하다. 지난번에 다녀온 오사카나, 한국의 작은 동네같은 느낌이 든다. 건물 외벽은 대부분 낡았거나 볼품없다. 도로엔 일본차가 정말 많다. 도요타, 미쯔비시, 혼다. 숙소에 들러 짐을 넣고 다시 나왔다. 교통카드를 충전하고 중정기념당으로 갔다. 여기저기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있다. 역사적으로는 매우 의미있는 공간이지만, 건물이나 광장의 시각적 볼거리가 크게 만족스럽지는 않다. 다만 타이페이의 전형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타이페이 메인 역 앞 팀호완으로 갔다. 미슐랭1스타를 받은 딤섬가게, 1시간이 좀 덜되는 웨이팅타임 후 테이블로 안내받았다. 하가우, 샤오마이, 새우청편, BBQ번, 콜라1캔을 시켰다. 적절히 간 된 피와 단맛이 은은히 돌고 알이 크게 씹히는 새우, 이 집의 메인으로 아주 알맞는 하가우였다. 샤오마이는 계란으로 된 피, 버섯과 새우의 조화가 아주좋았다. 하가우보다 조금 더 간이 셌다. 새우청편은 부추인지 대만에서 나는 야채인지 신기한 채소 향이 났다. 조금 두꺼운 피가 다소 느끼하게 만들었지만 그럭저럭 좋았다. BBQ번은 소보루빵같은 번 안에 달짝지근한 돼지고기가 들어있다. 단맛의 끝. 이렇게 먹고 600TWD가 안나왔다.


















  방에 들어와 씻고 감기기운을 없애려 누웠다. 혼숙 호스텔을 잡았어도 진짜 혼숙을 하게 될 거라곤 생각하지 않았는데, 한국인 여자 3명과 방을 함께 쓰게 됐다. 광주에서 온 세 친구. 마침 또 동갑이었다. 가벼운 인사를 나누고 그들은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나는 조용한 노래를 들으며 이불을 덮고 몸을 뉘었다. 열두시가 넘어 일행이 돌아왔고, 내일 저녁 맥주 한잔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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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성산일출봉


어제는 꽤 타이트한 일정이었다. 그래서 아침에 몸을 일으키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일출 시간은 07시 30분, 그래서 06시 30분에는 일어나야했다. 세수도 않고 따뜻한 옷으로 대충 온몸을 감아 피를 데운다. 정신을 차리고 간신히 성산으로 차를 끌었다. 아직 바깥이 새카만 새벽. 차오르는 숨을 붙잡고 겨우 해발 180m 언덕을 오르는데 너무 힘들다. 추워서 그런가, 운동을 안해서 그런가? 20분정도 열심히 걸어 올라 꼭대기에 올랐고, 일출봉의 동쪽 바다 너머에서 이제 막 동이 트기 시작했다. 새벽바람을 맞으며 동으로 뜨는 해를 보고 소원을 빌었다. 5년전 정동진에서 해를 본 이후로 다시 이렇게 해를 본다. 괜히 마음이 싱숭생숭하고, 설레고, 또 두렵다.

돌아오는길이 예전과 조금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성산일출봉 앞엔 예전보다 가게들이 많이 생겼다. 이삭토스트, 맥도날드 등등, 유독 화장품가게도 많이 생겼다. 더이상 세트로 주지 않는 맥모닝을 사서 돌아와 먹었다.












성산회관 점심식사


한 숨 자고, 우도에 가기 전에 예쁜 식당에 들렀다. 넓은 실내공간, 윤기나는 털을 가진 외모로 손님을 맞아주는 큰 강아지를 매력포인트로 하는 이 식당. 한끼 식사 치고 적지 않은 가격(1.6)이지만, 꽤 만족하면서 먹을 수 있었다. 내가 먹었던 전복밥과 김치 파스타를 추천해주고 싶다. 꽤 이색적인 내부 인테리어가 인상적이었다. 실내가 넓고, 앉아서 먹는 곳, 쇼파자리, 큰 테이블 자리 등 한 공간 안에 다양한 변화를 준 것이 신기하다. 5년전 군대를 앞두고 제주도에 왔을 땐 이런 가게들이 있는 줄도 몰랐는데, 먹는 재미를 알아가면서 이런 가게를 찾는 재미도 생긴다.











우도왕복선


사실 우도에 대단히 볼 게 있어서 간 것은 아니었다. 맛집이나 예쁜 카페는 제주도에도 많으니까. 다만 왕복선을 탈 수 있다는게 재밌는 경험이 된다. (왕복 5500원) 오며가며 갈매기들의 호위(또는 습격)를 받을 수 있다.5년 전 부산에서 동백섬 유람선을 탄 이후 처음으로 다시 배를 타봤다. 우도는 편도 5분 내지는 10분 정도 걸리는 짧은 거리에 있다. 아주 조그만 섬이지만 그래도 전망대에 오르려면 30분은 족히 걸어올라야 한다. 안에선 전기바이크 등을 빌려주는 곳이 있어 섬을 편하게 둘러볼 수 있다. 나는 그냥 같이 온 소중한 분과 함께 전망대에 올라 바다 경치를 구경하고 내려왔다.











유채꽃밭


성산을 빠져나와 드라이브를 한다. 해안도로를 끼고 유채가 흐드러지게 피었다. 듣기로는 겨울에도 꽃필수 있게 개량한 종이라고 한다. 천원을 내면 들어가 밭을 구경하고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이런 날씨에도 이렇게 꽃이 핀다는게 신기하기만 하다. 해안도로를 끼고 수백미터가 넘게 유채꽃이 피어있고 그 속엔 사람들이 웃음꽃을 다시 피운다.











위미동백나무군락


위미리 929번지, 동백나무가 흐드러지게 핀 농장이 있다.  이천원을 내면 농장을 맘껏 둘러볼 수 있고, 동백나무 밑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맑은 날씨에 갔다면 더욱 좋았겠지만, 흐린 날씨에서도 동백꽃 향기를 맡고 산책할 수 있었다. 다만, 큰길에서 찾아 들어가기 조금 어려운 곳에 있었다. 찍었던 사진이 전부 어둡게 나와 아쉽긴 했지만, 동백꽃 내음 맡으며 나무 사이로 산책할 수 있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기분 좋은 시간이었다.












장보기


그래도 놀러 왔으니 바베큐를 한 번 해야한다. 일부러 바베큐가 가능한 숙소를 예약해 두었고, 숙소에 가기전 서귀포 이마트에 들러 이것저것 필요한 물품을 샀다. 고기, 김치, 쌈장, 라면, 즉석밥, 한라산 소주도 한 병 샀다. 야외에서 바베큐를 하기엔 조금 추운 날씨였지만, 다행히 불을 가까이 두니 그럭저럭 견딜만 했다. 역시나 고기는 숯불에 구워야 맛있다. 주인 내외분의 친절함 덕분에 감귤 디저트도 챙겼다. 오랜만에 참 근사하게 고기도 구워먹고 라면도 끓여먹었다.












숙소


오름풍경이라는 곳에서 하루를 묵었다. 주인 내외분은 정말 친절했다. 쿠팡 숙소 예매를 할 때에도 주인내외분이 친절하다는 리뷰가 있어 내심 기대를 하고 갔는데, 기대보다 더 큰 환대를 받았다. 어느것 하나 부족함이 없는 숙소였다. 난방도 온수도 완벽했고, 실내도 꽤 넓었다. 도로변이라 밤에 차 소리가 조금 들리긴 했지만, 나는 민감한 편이 아니라 다행히 크게 문제되진 않았다. 다음날은 다행히 아침 일정이 빡빡하지 않아 이 날 밤은 편하게 잠들었다.







2017년 1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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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여행기록 1일


10시 20분, 이스타항공을 타고 제주로 향한다. 비행기를 타는 일은 항상 설렌다. 

11시 30분, 제주국제공항 도착. 곳곳에 보이는 야자나무, 서울보다 따뜻한 공기. 이 땅의 가장 남쪽에 왔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렌트카를 빌렸다. 이곳의 렌트카 시장은 예전보다 더 경쟁이 치열해졌는지, 오히려 4년 전보다 저렴한 가격에 예약을 할 수 있었다. 오랜만에 해본 운전. 처음엔 많이 예민했지만 두어시간 이후엔 조금 적응이 되었다. 운전은 사람의 본성을 보이게 하는게 아니다. 사람의 아주 어두운 면을 잠시 끌어내는 것. 















만세국수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곳, 국수거리에 있는 곳에서 식사를 했다. 고기국수와 만세국밥. 돼지국물에 국수를 말아 내어 푸짐한 한 그릇, 서울에서는 잘 볼수 없지만 쉽게 상상할 수 있는 맛이었다. 저렴한 가격도 만족스럽다. 한 무리가 카드결제 때문에 엄청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지만, 그 옆을 피해 간단히 현금결제로 끝내고 나왔다. SNS로 홍보를 하고 계산시 인증을 하면 무려 천원을 현장에서 깎아준다.














조천 스위스마을


차를 타고 수십분을 지나 스위스마을에 도착했다. 총천연색으로 칠해진 마을은 제주 풀숲에 스위스를 조금 뜯어 심어놓은 듯 하다. 펜션과 가게로 이루어진 이 곳은 30분이면 거의 모든 풍경을 구경할 수 있다. 카페마다 특별한 음료나 간식들을 팔고, 따뜻한 분위기가 나서 좋다. 건물이나 풍경이나 색이 아주 예뻐서 사진찍기가 아주 재미있었다.














김녕미로공원


이곳에 올까 메이즈랜드에 갈까 고민을 하다, 더 짧은 일정을 고르기 위해 이곳에 왔다. 다행이었다. 미로 입구를 들어갈 때부터 지도를 잃어버려 30분씩 헤맸다. 생각보다 길을 찾기가 어려웠다. 한참을 헤매다 간신히 종을 울릴 수 있었다. 맑은 날씨에 오니 풍경도 예쁘고, 골인 지점에서 본 미로도 예뻤다. 고양이가 많아 정겨운 분위기는 덤.














월정리해변


바닷바람이 많이 춥다. 카페마다 해변가에 내어둔 의자덕분에 사진찍기 좋은 해변, 물장난을 치는 아이들이 여기저기 뛰어다닌다. 해변가 앞 오징어를 구워주는 곳과 예쁜 카페들이 즐비하다. 나도 해변가에서 예쁜 사진을 찍었다.














카페공작소


원래 가려고했던 카페가 하필 오늘은 휴일이다. 멀지 않은 곳에 또 예쁜 카페가 있어 들렀는데, 우연히 SNS에서 매우 유명한 곳이었다. 예쁜 엽서와 다양한 소공예품도 팔고있었다. 아메리카노와 당근케이크를 시켜 조금 추운 몸을 달랬다. 엽서와 달력 선물을 조금 샀다.













제주뚝배기


성산일출봉 앞 괜찮은 뚝배기집에 앉았다. 연예인들도 많이 다녀간 곳. 해물뚝배기와 한치덮밥을 시켰다. 내 돈을 주고 이런 해물을 사먹는 것도 처음, 이렇게 맛있는것도 처음. 얼큰한 뚝배기와 쫄깃한 한치와 전복의 조화. 아주 맛있는 한 상을 차려먹었다.














허브동산

무지개빛 LED 조명으로 공원 전체가 은하수가 된다. 날이 조금 춥긴 했지만 별빛 사이를 걷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진다. 예쁜 커플들의 사진을 찍어주면서 나도 같이 따뜻해진다. 동산은 온통 별빛 구름,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것 같은 밤에도 이렇게 예쁜 곳이 있다.













2017년 1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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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20.LONDON.


런던에서의 4 가장 일찍 일어난 . 곳의 아침 지하철엔 사람이 정말 많다. 한국과 다른 몇가지. 지하철이 정말 작다. 핸드폰도 안되고, 냉방도 안되고. 그런데 누구 하나 짜증내는 사람이 없다. 억지로 밀어서 타지도 않는다. 여러모로 신기한 나라. 어느 임산부는 baby on board라는 뱃지를 붙이고 지하철에 탔다. 좋은 아이디어인 같다.



날씨가 선선하니 좋다. St.James Park.에선 쪽으로는 버킹엄 궁이, 반대쪽으로는 너머의 런던아이와 빅밴이 보인다. 도심 한가운데서 다람쥐와 오리를 있다. 공원에 조금 앉아 쉬다 바깥쪽으로 돌아나온다. 기마경찰 분이 도로를 따라 순찰을 한다. 근데 저렇게 그냥 죽죽 나오는 똥은 어떻게 처리하지?



내셔널 갤러리는 정말 크다. 1400년대 전후의 종교화는 너무 지겹게 봤기 때문에, 현대작품 위주로 그림을 찾아보았다. 모네, 르누아르, 데가스, 클림트, 고흐, 고갱, 세잔의 작품을 봤다. 교과서에서 작품, 유명한 작품들을 있었다. 빅벤에 들렸다가, ‘플랫 아이언이라는 스테이크 집을 가기 위해 버스를 탔다. 역시나 버스는 기어간다. 평일 시간에 버스를 내가 바보. 그냥 발만 쉬었다가, 중간에 내려서 걸어간다.



스테이크는 어깻살로 만든 것으로, 한국에서 먹었던 기름진 스테이크와는 다른 담백한 맛이 있다. 곁들여 나오는 샐러드와, 튀긴 감자튀김도 아주 일품이다. 15파운드 정도 주고 먹었으니, 고기의 맛과, 런던의 물가를 생각할때는 꽤나 착한 가격인 같다. 사실 자금사정때문에 이런걸 먹으면 안되는 여행이었는데. 체력이 부치고 배가 고프니 없구나.



테이트 모던 뮤지움은 내셔널갤러리보다도 것이 많았다. 10 테라스에 올라 런던의 스카이라인을 감상하고, 4층으로 내려와 전시작품들을 보았다. 현대미술에 영향을 앤디워홀, 피카소, 마크로스코 그리고 백남준의 작품을 보았다. 눈으로 백남준의 작품을 것은 처음, 생각보다 창의적이고 조금 기괴한 작품들을 있었다. 갤러리와 박물관을 다니다보니, 나는 페인팅보다는 입체미술에 흥미가 생기는 같다. 건너편의 세인트 대성당을 보며 밀레니엄브릿지를 걷는다. 런던에서 보는 마지막 풍경, 자꾸 아쉬워서 마음에 꾹꾹 눌러 담는다



히드로를 마지막으로 유럽을 떠난다. 프랑스 파리, 독일 프랑크프루트, 오스트리아 , 헝가리 부다페스트, 체코 프라하, 독일 베를린, 벨기에 브뤼셀, 영국 런던. 3주는 시간이 아니었지만, 많은걸 담아올 있는 시간이었다. 누군가 말했던 것처럼 여행을 하면서 삶의 대단한 부분이 바뀐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시야가 대단히 넓어진 것도 아니다. 그래도 몇가지 얻는 것들이 있어 힘들지만 행복한 시간이었다. 많은 감정들을 다시 눌러담고, 다시 손목시계 8시간 뒤로 돌려놓는다.



내가 알던 세상 너머에는 나와 정말 많이 다른 사람도 많이 살고 있다. 나의 진리가 진리가 아니고, 나의 최선이 최선이 아니고, 나의 이상이 아닌 것이 이상인 곳도 있다. 항상 옳을수도 없고, 항상 틀릴 수도 없는 일이다. 어느 것을 선택하든 나의 일이고, 선택이 가져다준 결과가 아닌 수많은 선택의 과정 속에서 행복을 찾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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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19.LONDON




사흘 연속으로 날씨가 좋다. 내가 알고있는 런던의 하늘은 이렇지가 않았는데. 이번 여행은 여러가지로 운이 좋다. 피카디리 서커스엔 아침부터 사람이 많다. 버스는 서커스를 돌아 여기저기로 기어가고, 사람들은 동상 아래에 앉아 햇볕을 쬐거나 밥을 먹는다. 런던의 교통은 정말 지옥이다. 한국의 그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런던 중심가로 일단 들어오기 시작하면, 버스보다 빠른 사람들이 길을 걸어간다. 버스에는 두가지 목적이 있다. 다리를 쉬게 하는것, 그리고 관광.



프라이막스의 옷이 정말 싸다. 바지는 10파운드, 상의는 3파운드 5파운드, hnm보다 조금 느낌이다. 잔뜩 집었다가, 집에 안입는 옷들이 생각나서 전부 내려놓고 나와버렸다. 간신히 시간에 맞춰 버킹엄 궁전에 도착, 근위병 교대식을 본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교대식을 보기위해 궁전 주위에 군집해있다. 근위병과 군악대가 궁전 안에서, 밖에서 멋진 행렬을 보여준다. 가까이서 말을 경찰이 정말 근사했다.



캠브릿지는 도시 전체가 하나의 대학교다. 대학교 하나가 도시의 전부다. 1400년대부터 지어진 학교와 성당 건물들이 도시 전체를 웅장하게 채우고있다. 거대한 하나의 왕궁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강가에선 학생들이 관광객과 함께 펀팅(바닥을 막대로 찍어 강을 다니는 뱃놀이) 하기도 하고, 관광객 무리를 모아 가이드 투어를 주기도 한다. 관광객들은 여기저기 학교 건물 앞에서 사진을 찍거나 성당에 들어가기도 한다. 과거 영국의 귀족들은 많은 것들을 누리고 살았구나. 그리고 후세에 많은 것들을 누리게 해주기도 하는구나.



런던인심이란 단어를 떠올릴 줄은 몰랐다. 캠브릿지에서 돌아와 난도스에서 식사를 하는데, 야경을 보기엔 시간이 빠듯하다. 얼른 먹고 나가려는데, 주인으로 보이는 분께서 오셔서닭이 이제 준비에 들어갈 참이니 30분정도는 걸릴 것이다. 그러니 side dish같은걸 먼저 드시는것이 좋겠다.’라고 하셨다. 식사를 하고 나갈지, 아니면 그냥 나갈지 고민하다가 결국 side dish 주문했는데, 계산 없이 그냥 주셨다. 한국에서도 요샌 이렇게 주는데. 런던인심이 이렇게 따뜻한 것일까.



그나마도 런던 시내 교통상황때문에 버스는 원래 경로를 벗어나 둘러 타워브릿지 아래 내려주었다. 런던에 와서 많은 경험을 하는구나. 그리고 야경은 봤으면 정말 큰일날 했다. 동유럽에서 봤던 야경과 다른 분위기의 장관. 서쪽으로는 런던의 수많은 은행들이 보이고, 동쪽으로는 타워오브런던, 타워브릿지가 빛을 내고 있다. 열시 반이 되자, 다리의 가운데가 쪼개지듯이 열리고 밑으로 배가 지나가는데 모습이 장관이다. 선선한 강바람이 풍경과 함께 불어오고, 나의 마지막 런던의 밤이 그렇게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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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18.LONDON.


아침 햇살이 여전히 좋다내일 모레면   여정도 끝이다그저 아쉽기만하다 보고싶은 것도 느끼고싶은 것도 많이 남았는데이번이 끝이 아니라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달랜다런던의 햇볕이 뜨겁다



  여정부터 조금 꼬인다. BBC TV Center, BBC Topgear 보러 왔는데주말이라 모두 닫고 외부인이 들어갈  있는 곳은 없다외관만 보면 비비씨인지 알수도 없다땡볕 아래 흘린 땀이 헛수고가 됐다대영박물관에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탔다그런데  다른 역에 내리는 바람에 한참을 헤맸다오늘은 뭔가  풀리지 않는다몸이 조금 무겁다옥스퍼드서커스에서 내려 점심을 먹는다도시락을 사갖고는근처 공원에서 비둘기와 함께 먹었다나는 처음으로 비둘기의 숨소리를 들었다.



런던에서는 한상 이층버스를   있다새빨간 색에 이층으로  버스가 도로를 가득 채운다살인적인 런던 교통을 뒤덮은 버스는 교통수단이라기보다는 관광수단에 가깝다버스 안에서 보는 풍경과거북이같은 버스의 속도가 이를 증명한다버스는 매우 크고예쁘고안정적이며느리다.



대영박물관은 정말 크다체감상으로는 파리의 루브르와  차이가 없는  했다중세 유럽의 종교화는 너무 지겹게 봤기 때문에이집트  그리스 조각동양관화폐관왕의 서재 위주로 구경을 했다규모가 크진 않지만 한국관도 있었다 시간정도 보고 전쟁박물관으로 이동했다너무 피곤해서 박물관  공원에서  30 드러누워 잤다런던 시민들운 공원과 일광욕을 좋아하는걸까아니면 그럴수밖에 없는 환경인건 아닐까그것도 아니면 내가 그냥 피곤해서 그런걸까.



전쟁박물관은 주로 ,이차 세계대전에 대해 다루고 있었다아이들이 쉽게 이해하고 흥미를 느낄  있도록 해둔 장치들이 재미있었다그동안 잊고있었던 역사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볼  있었고영어독해실력도 덕분에 확인할  있었다마지막 4 홀로코스트관을 보고 나서  많은 생각을 했다내가 다른사람보다 우월하다는 생각은 정말로 위험한 것이다.



 피카디리서커스를 구경하고 버거앤랍스타에 앉았다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다한국에서는 한끼에 만원 넘어가는 식사를 먹는 일이  없는데런던의 물가와는 별개로 내가 이런걸 먹는다는 사실도  웃기다난생 처음 랍스타를 먹었다예전에 듣기로 랍스터는 이렇게 고급음식이 아니었다는데  신기하기도 하다맛있다. 20파운드를 줘도 괜찮을 음식을 먹었다그저 내가 20파운드짜리 음식을 먹는 사람이 아닐 가끔은 이런 사치도 나쁘지 않다고 위안을 삼으며집으로 가는 길에 75펜스짜리 도넛5개묶음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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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17. LONDON.



다행히도 어제 빨아둔 옷들이 말랐다. 아마 런던 숙소에서 정도만 빨면, 빨래는 그만 해도 것이다. 브뤼셀 남역으로 이동해 남은 유로를 모두 털었다. 마트에서 빵은 그럭저럭 먹을만 했다. 유로스타 탑승수속은 마치 비행기 탑승과 같았다. 패스포트컨트롤 아저씨는 중국국제항공을 탈때보다 많은 것을 물어본다. 영어를 아는 것이 대단히 도움이 된다. 열차 자리가 그럭저럭 편하다.



해저터널을 들어왔다 나가는 순간을 느껴보고 싶었는데, 눈떠보니 이미 도착. 런던은 안되는 쨍한 날씨로 나를 반긴다. 킹스크로스역에 내려 나오는데, 해리포터 기념품점에 사람들이 엄청 줄을 서있다. 해리포터를 끝까지 안봐서 그랬는지 나는 별로 감흥이 없다. 와사비에서 치킨 데리야끼 덮밥을 샀다. 6파운드. 먹을 곳이 없어, 캐리어를 식탁삼아 역바닥에 앉아 밥을 먹었다.



오이스터카드를 충전해 지하철을 탄다. 에어비엔비 숙소찾기는 매번 힘들다. 호스트는 어디 가고 호스트 친구가 와서 맞아 주었다. 나무로 3층집, 엄청 깨끗하진 않지만 지하철도 가깝고 그럭저럭 머물만하다. 5 거리에 마트도 있다. 지난 독일 호스트 같은 경우라면 에어비앤비를, 그게 아니면 좋은 저가호텔을 고르는 것이 좋은 숙소를 고르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토요일의 포트벨로마켓에는 사람이 정말 많다. 구획별로 컨셉이 나뉘어있어, 북쪽부터 내려오면서 먹거리, 골동품, 예술품, 기념품 등을 본다. 볼것도, 먹을것도, 그리고 한국인도 정말 많다. 런던 경찰들도 물건을 사거나 관광객과 사진을 찍어준다. 영국은 공무원이나 직원이 친절한 나라라고 생각했다. 파리의 느낌과는 사뭇 달랐다. 분위기가 정말 좋아서 자주 오려고 했는데, 토요일만 이렇게 크게 장이 선단다. 한참 걸어 노팅힐을 지난다.



켄싱턴공원과 하이드파크는 정말 넓다. 여태까지 봤던 어떤 공원들과도 비교할 없을 정도. 사람들은 간만의 날씨좋은 주말을 놓칠수가 없는 하다. 친구, 가족, 연인들은 여기저기 모여 주말 오후의 햇살과 여유를 즐긴다. 아예 비키니나 반바지를 입고 선탠을 하는 사람들과, 맨몸으로 조깅을 하는 사람들을 쉽게 있다. 그래서 다들 그렇게 몸이 좋은가보다. 오늘도 의문의 패배를 적립했다. 나도 런더너들처럼 시원한 그늘 아래 누워 바람을 쐰다



저녁을 먹고 버킹엄 궁전을 들렀다가, 웨스트민스터브릿지 위에 오른다. 좌측으론 공사중인 빅벤, 우측으론 런던아이가 보인다. 교과서에서, 드라마에서 보던 풍경이 지금 앞에 있다. 조금씩 해가 지면서 벤은 황금빛으로 물들고 , 런던아이는 코카콜라의 붉은색 빛을 내며 돈다. 다른 사람의 그림으로만 보던 풍경. 오늘은 속에서 내가 그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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