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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리고 나면
날씨가 여전히 흐리다. 시계를 보니 5시. 이렇게 흐려선 일출을 볼 수 없을 것 같지만 그래도 찌뿌둥한 몸을 여기저기 움직여본다. 태풍이 창문을 때리는 소리에 다시 일어나 대충 차려입고 나가려고 했더니, 내 차 뒤에 또 누가 차를 대놨다. 한참 뒤에야 젊은 사람이 나와서 차를 뺐다.
차를 몰아 바로 일출봉으로 향했다. 첫날 편의점에서 산 우의를 챙겨입고 성산을 오른다. 바람이 만만치않다. 비바람이 귓방망이를 연신 후려치고 몸을 막 끌어 당긴다. 이 무서운 날씨 아래에도 중국인 관광객은 발걸음을 멈출줄 모른다.
정상에 오르니 하늘이 조금 갰다. 날이 궂어서 뜨는 해를 못 봤다고 속으로 아쉬워했는데, 덕분에 나는 내 생에 가장 아름다운 무지개를 봤다. 이런 무지개를 내가 다시 볼 수 있을까?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는 그런 그림을 봤다.
내려오는 길에 다시 강한 바람에 몸을 거의 가눌 수가 없을 정도가 되었고, 곳곳에 안전요원이 투입되었다. 강풍주의보 발효라는 방송에 대부분 관광객들이 모두 내려오고 더이상 일출봉에 오르지 못하게 했다. 아마 그날 배나 비행기 일부가 결항되었을 것이다.
바람에 흔들리는 차를 열심히 몰아 김녕해수욕장에 갔는데, 주차장엔 내 작은 마티즈 한 대 뿐이다. 날씨가 너무 추웠다. 다시 차를 돌려 만장굴에 갔더니 날씨가 제법 개었다. 만장굴은 제법 괜찮은 볼거리였다.
비자림은 제주 관광지중 가장 편안한 곳이었다. 다만 날이 개었으면 더 보기 좋았을 것 같다.
마지막 숙소 그린데이 게스트하우스에 조금 일찍 들어갔다. 주인분이 정말 친절하고 분위기도 진짜 좋았다. 계신 분들과 함께 저녁밥과 술한잔을 했다. 역시 한라산소주. 말레이시아에서 온 룸메이트와 두명의 캐나다인과 친해졌다. 한명은 사진에 깊은 조예가 있는것 같았다. 카메라 배터리가 없는데 어디서 살지 모르는것 같아서 하나 구해다 주었더니 정말 고마워했다. 제주도를 다 보고 서울로 올 계획이라며 연락처를 교환하고 서울에서 다시 보기로 했다. 늦은 저녁에 웬 아부다비에서 온 30대 한국 여성분과 거실에서 얘기를 나눴다. 돈을 많이 번다면서 이것저것 많은 얘기를 하는데 참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분이 들어가고 나니 그 캐나다 친구가 ‘저런 사기꾼들이 많아’ 하는것이다. 정말 그런가?
날씨때문에 내일은 비행기 시간이 조금 앞당겨져 일찍 일어나야겠다.
다음날 친구들과 인사를 나누고 공항으로 왔다. 9시 반 비행기, 커피 한잔 마시고 집으로 가는 비행기에 오른다.
몇 번 안 해본 여행이니 하는것마다 실수 투성이곤 하지만, 그래도 언제 내가 이렇게 다른 사람을 만나 밥을먹고 얘기를 하고 새로운 세상을 볼 수 있을까. 나가 논다는 것은 항상 즐거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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