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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실 출근 두번째 주간
서울대 수강신청은 신입생에게 유독 가혹하다.
재학생이 몇 주 먼저 수강신청을 하는데
신입생/재학생 수강 과목이나 수강반을 나눠놓지 않아
재학생이 먼저 수강인원을 채운 과목에 남은 자리를 찾아 비집고 들어가도록 되어있다.
한 주 내내 취소된 자리를 골라가며 간신히 필요한 과목들을 채울 수 있었다.
여전히 주간 미팅에서는 알 수 없는 말들만 오간다.
내용을 이해하기 보다는,
자료와 그래프를 눈에 익히고 모르는 용어를 적는데 힘썼다.
개강을 맞아 신입생과 복학생들까지 학교가 북적북적하다.
여러 식당을 다니면서 점심을 먹었다.
십년 전 보다는 확실히 물가가 올랐다.
학교에서 삼천원 짜리 왕돈가스 먹으면 제법 든든했던 것 같은데,
짬짜면은 칠천오백원, 순두부찌개 팔천원, 카레우동 팔천원.
그만큼 맛이 더 좋다.
이번 주 부터는 기숙사에서 지내게 되었는데
동조교도, 룸메도 친절하고 착한사람이지만
기숙사는 낡았고, 공간이 주는 분위기는 외로움 뿐이다.
방에서는 오래된 가재도구 냄새가 섞여 나는게
썩 유쾌하지 않다.
그런대로 필요한 물건들을 급히 채웠다.
멀쩡히 집이 있는데
따로 허름한 기숙사까지 와야했던 까닭이
결국 몇년 전 나의 섵부른 투자 때문이었단 것을
매일 밤 곱씹게 된다.
관악산이 품은 이 언덕은
유독 아랫도시보다 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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